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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책

사회복지 역사의 단계 복지국가 시대~복지국가의 후퇴

  본격적인 복지국가의 출발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모순과 세계 대공황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이 복지국가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16세기 이후의 구빈법과 1883년부터 시작된 비스마르크의 사회보험 도입, 그리고 19세기 이후 발전된 민간 자선사업의 전통 등이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이 있다. 첫째는 노동조합과 사민주의의 정치적 세력화를 들 수 있다. 미국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 유럽대륙국가의 사회민주당 등 진보적 정당이 집권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사회복지 입법이나 제도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둘째는 케인스주의의 영향이다. 케인스는 미국의 1929년 대공황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를 진작하여야 하며, 이러한 역할의 핵심이 정부의 개입이라고 판단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케인스의 이론에 따라 뉴딜 정책을 실시하여 일자리를 늘리고 실업을 줄여 소비 능력을 증진시켰으며, 사회보장 급여를 확대해 소비자의 구매능력을 확충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복지국가 제도 및 프로그램이 형성되었다. 셋째는 복지국가의 청사진이며 복지국가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1942년 영국의 베버리지 보고서이다. 베버리지는 통일되고 보편적인 사회보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영국의 사회문제를 5대 악, 즉 궁핍, 질병, 무지, 불결, 나태로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보험 및 관련 서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베버리지는 사회보험이 성공하기 위한 세 가지 전제조건으로 완전고용, 포괄적 보건 서비스, 가족수당을 제시하였다. 사회보험 운영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행정의 통합 원칙으로 하나의 통일된 체계로 통합하여 행정 운영의 낭비를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둘째, 적용 범위의 포괄화로 포괄적인 사회보험을 제안하였다. 셋째, 동일 갹출의 원리로 소득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하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넷째, 모든 수급자에게 동일한 급여를 제공하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다섯째, 수급자의 기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모든 급여의 적절성 원리를 제시하였다. 여섯째, 수급자 분류의 원리로 노인, 아동, 자영자, 피용자, 주부, 무직자의 여섯 가지 범주로 구성하였다. 즉, 베버리지 보고서는 전 국민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출현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며,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새로운 복지 철학을 만들게 되었다. 복지국가 시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 서비스 확대와 국가개입을 통한 복지 확대를 추구하는 시대라 할 수 있다. 노동조합과 노동 계층 그리고 사민주의의 정치적 세력화, 케인스의 이론의 적용, 베버리지 보고서 등이 복지국가로의 발달을 진척시켰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호황과 정치적 안정하에 193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복지팽창은 지속되었지만, 1973년과 1979년 석유파동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복지국가 위기론이 등장하였다. 국가개입을 통한 복지국가는 관료화, 비효율, 의존성 증대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하며, 경제발전의 활력을 상당 부분 소진한다 하여 시민에게서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케인스주의는 무력화되고 통화주의 경제사회복지정책을 수용하게 되면서 복지국가는 재편되었다. 이러한 복지재편의 시발점은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이다. 복지비용의 삭감, 공공부문의 민영화 및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지방정부의 역할 축소, 노조를 포함한 사회세력의 약화 등을 정책의 기조로 삼았다. 이로인해 복지국가가 후퇴하기 시작하였는데, 영국의 경우 노동자 계급의 분열과 노동당 내의 좌우 대립, 연이은 총선 패배, 반노조 입법의 저지 실패, 노조 공격에 대한 저항 실패 등으로 노동자 계급의 힘이 약화하였다. 노동당은 자신을 진보적 계급정당으로 만들었던 케인스주의와 복지국가 주의마저 포기하게 되어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휘말리게 되었다. 미국의 레이건 정부 역시 연방정부의 사회복지비 삭감으로 가난한 자에 대한 재정적 급여 및 사회서비스는 대폭 감축되거나 없어졌다. 영국의 블레어 수상과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복지국가 노선과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노선을 지양한 새로운 정책 노선인 제3의 길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복지 노선의 핵심은 '일하는 복지'로 '의존형 복지'에서 '자립형 복지'로의 전환이다. 빈곤가족 일시부조 프로그램은 빈곤가족이라 할지라도 평생 최대 5년 동안만 수급이 가능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최대한 자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가 제시한 자립을 위한 조건이 점차 강화되면서 복지수급자가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복지국가의 후퇴기는 빈곤에 대한 개인 책임 강화, 국가의 복지예산 축소 및 민영화 추진, 노동계급의 약화 및 노동의 유연성이 나타나는 시기로 이해할 수 있다.